토론주제, 디베이트 논제 선정의 어려움
지난 1월 2일, 국민들의 주목을 받으며 jtbc에서 ‘신년토론회’를 방송했습니다. 신년토론회의 ‘토론주제’는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 였는데요, 100분토론의 사회자로 명성을 얻었던 손석희씨가 사회를 맡아 더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얘기하려는 것은 신년토론회의 내용이 아니라, 신년토론회에서 삼았던 ‘토론주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리얼디베이트에서는 ‘토론주제’에 대해서 많은 내용을 말씀드려왔습니다. 토론 논제의 유형에는 사실논제, 가치논제, 정책논제 세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토론논제를 정할 때에는 ‘찬성측 입장에서 긍정문으로 서술’하고, 토론으로 논하고자 하는 바가 ‘명료하고 정확’해야 하며, 찬성과 반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게 ‘공정’해야합니다.
토론주제(?) :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
그렇다면 신년토론회의 토론주제인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는 어떤가요? 우선 논하고자 하는 바가 명료하지 않고, 긍정문으로 서술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간혹 논제를 의문문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런 경우에는 ‘찬성측’이 어떤 주장을 하고, ‘반대측’이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하죠.
사실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는 ‘토론’보다는 ‘토의’에 적합한 주제입니다. 실제로 그 내용도 토의와 토론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고요. ‘신년토론회’에서 패널들의 모든 발언이 ‘토론’으로서의 발언인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중에 토의를 하고, 때로는 토론을 한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토론과 토의의 차이를 명확히게 인지해야 합니다.
토론과 토의
토론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가진 이들이 상대방, 혹은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과정입니다. 찬성측과 반대측이 있으며 ‘중립’은 없습니다.
반면 토의는 어떤 문제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다양한 해결 방법을 찾고, 통합된 의견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물론 다양한 ‘대화의 장’에서는 토의와 토론이 함께 일어납니다. jtbc의 ‘신년토론회’에서도 이 토의와 토론이 계속 교차되며 이루어졌습니다.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만으로 ‘토론’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나오는 각 패널들의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토의’속에서 작은 토론들이 계속 일어났던 것이지요.
사실 “토론 주제는 이것입니다!”라고 말하려면 토론주제는 앞서 말씀드렸던 토론주제가 갖추어야 할 유형이나 형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문문 형태로 끝나는 주제들, 특별히 ‘주장’이 담겨있기 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주제들은 ‘토론’보다는 ‘토의’에 적합한 주제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토론주제를 정해야 할 때, 많은 분들이 이런 토론주제의 특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토론이 방향을 잃고 제대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토론 주제를 정할 때에는 다음의 단계를 고려해보세요.
- 토론을 통해 무엇을 결정하려고 하는가?, 목적이 무엇인가? – 사실/가치/정책 논제 유형 정하기
- 토론 논제가 찬성측 입장의 긍정문으로 서술되어 있는가?
- 토론 논제가 찬성과 반대측 모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함 없이, 공정하게 서술되어 있는가?
- 토론 논제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 오해할 여지는 없는가? – 명료/정확